약초 이야기 ① - 부러진 토끼 허리 고친 새삼
날
[실새삼 사진]
옛날 어느 마을에 토끼를 매우 좋아하는 부자 할아버지가 있었다.
그는 온갖 종류의 토끼를 키우면서 토끼를 돌보는 하인들을 엄하게 다루었다.
어느 날은 하인이 실수로 몽둥이를 토끼우리에 떨어뜨려 토끼 한 마리가 다쳤다.
그는 들킬 것을 걱정하여 다친 토끼를 콩밭에 숨겼다.
그러나 주인은 3일 뒤에 토끼 한 마리가 없어진 것을 알아냈다.
하인은 어쩔 수 없이 콩밭에 가서 토끼를 데려왔다.
그런데 토끼가 다친 데가 다 나았는지 더 팔팔해졌다.
하인은 이상히 여겨 일부러 토끼 한 마리를 몽둥이로 허리를 때려 뼈를 부러뜨린 뒤에 다시 콩밭에 놓아두었다.
사흘 뒤에 가보니 역시 토끼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건강하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하인은 집에 가서 몇 년 전에 주인한테 몹시 맞은 뒤로 허리를 못 쓰고 누워 있는 아버지한테 그 이야기를 했다.
아버지는 “토끼가 골절을 고치는 약초를 뜯어먹은 것이 틀림없다.”면서 토끼가 무슨 풀을 뜯어먹는지 자세히 알아보라고 했다.
하인은 다시 토끼를 몽둥이로 때려 허리를 다치게 한 뒤에 콩밭에 갖다 놓고는 숨어서 지켜 보았다.
토끼는 처음에는 잘 움직이지도 못하다가 차츰 몸을 움직여 콩밭에 난 잡초를 뜯어먹기 시작했다.
3~4일 뒤에 토끼는 건강하게 회복이 되었다. 하인은 그 잡초에 달린 열매를 따다가 아버지에게 보였다.
아버지는 그 열매를 끓여서 부지런히 복용하였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허리의 아픔이 없어지고
두 달쯤 뒤에는 밭일을 할 수 있을 만큼 몸이 튼튼해졌다.
그 후 하인은 주인집에서 토끼 키우는 일을 그만두고 그 약초의 열매를 따서 요통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 소문이 점점 퍼져 많은 사람들이 그 약초의 씨앗을 구해 먹고 허리 아픈 것이 낫게 되었다.
그러나 아무도 그 약초의 이름을 몰랐다. 이름이 없었던 것이다.
그들은 한참을 생각하다가 토끼 허리를 고쳤다고 해서 토끼 토자와 그 풀이 실처럼 엉켜 있다하여 실사자와 씨앗 자자를 합쳐 ‘토사자’라 이름 지었다.
[새삼 사진]
○ 토사자는 우리말로 새삼 씨라고 부른다.
칡덩굴이나 콩밭에 많이 기생하는 식물로 잎이 없고 누런색이나 누런 밤색의 덩굴이 다른 식물을 감고 올라가며 자란다.
여름철에 줄기에서 희누른 색의 작은 꽃이 모여서 핀다.
새삼은 처음에는 씨로 발아하여 뿌리를 내리고 성장하다가 콩과류 등의 모체에 덩쿨로 기생을 하게 되면 스스로 뿌리를 자르고 본격적인 기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열매는 들깨만하고 빛깔은 갈색이다. 열매는 보약으로 귀하게 쓴다.
새삼 씨는 맛은 달고 매우며 성질은 평하다. 주로 간과 신장에 들어가 간과 신장을 보호
하며 눈을 밝게 한다.
새삼 씨에는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니켈, 라듐, 철, 아연, 망간, 구리 등 광물질과 당분, 알칼로이드, 기름 비타민 B1,B2등이 들어 있다.
새삼 씨는 양기를 돕고 신장 기능을 튼튼하게 하는 약재이다.
신장이 허약하여 생긴 음위증, 유정, 몽설 등에 효과가 좋다.
또 뼈를 튼튼하게 하고 허리힘을 세게 하며 신장 기능이 허약하여 허리와 무릎이 시리고
아픈 것을 치료한다.
또 오줌소태와 소변을 잘 보지 못하는 것, 설사를 낫게 한다.
간을 보하여 눈을 밝게 하고 태아를 보호하는 작용도 있다. 새삼 덩굴과 씨는 당뇨병 치료에도 좋다.
새삼 덩굴을 즙을 내어 한잔씩 마시거나 씨앗을 달여 차처럼 자주 마시면 당뇨병에 효험이 있다.
또 밤눈이 어두울 때는 새삼 씨 120그램을 술에 3일 동안 담갔다가 햇볕에 말려 달걀 흰자위에 개어 알약을 만들어 빈속에 따뜻한 술과 함께 먹으면 매우 좋다.
심신이 쇠약하여 정액이 저절로 새어 나오거나 허리와 무릎이 아프고 힘이 없을 때에는 새삼 씨 40그램과 쇠무릎지기 80그램을 한데 넣고 달여서 차처럼 수시로 마신다.
과민성 장염에는 삽주 뿌리, 오미자 등을 섞어 가루 내어 알약을 만들어 막으면 좋고,
오줌소태에는 새삼 씨와 용골, 모려분, 감국, 구기자, 황백, 두충 등을 각각 같은 양으로 달여서 마신다.
토사자가 정력을 강하게 하는 작용은 '수지양배당체(樹脂樣配糖體)' 성분 때문으로 추측하며
하루에 5-10g을 달여서 먹고 달인 물을 피부에 발라도 땀띠, 여드름, 주근깨 등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며
삼품약(상약, 중약, 하약) 중 토사자는 상약(上藥)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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